작성일 : 10-09-08 11:19
툇마루에서 - 유상옥 회장님
 글쓴이 : 홍보팀
조회 : 4,642  

툇마루에서

 

 2008. 10. 08

                                                                                                             兪 相 玉   

 툇마루는 각 방과 대청에 연결하여 마당 쪽에 낸 마루다. 한옥의 구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방과 마루와 마당이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져 활용된다, 마루는 방과 마당, 부엌을 연결하는 중간에 위치한다. 툇마루는 방과 마당을 잇는 작은 마루 또는 쪽마루를 일컫는다. 음식그릇이나 상을 놓기도 하지만 비누, 칫솔, 수건, 걸레, 빗자루 등 생활 소도구를 놓아두는 생활 공간이다. 더러는 사람이 걸터 앉아서 마당이나 마당가의 우물이나 헛간, 방앗간의 사람들과 대화의 여유를 갖거나 사색의 공간으로도 이용되는 편의 시설이다. 의자가 없는 한옥에서 툇마루는 간편하게 앉을 수 있는 의자 역할을 한다.

 

 
나는 콩밭 매는 아낙네와 산새들이 우지 짖는 칠갑산 자락의 와마루 동네 농가에서 자랐다. 안채에는 마루가 있었고 사랑채에는 툇마루가 있었다. 툇마루에 앉아있으면 집 앞의 논밭에 자라는 농작물과 들판 건너 마을에 저녁연기가 피어 오른다. 휘영청 밝은 달이나 별들이 속삭이는 밤 뒷동산의 솔바람 소리에 젖어 들곤 하였다. 따뜻한 겨울햇살이 툇마루에 비치면 초가집 추녀에 고드름이 녹아내린다. 그 낙수 사이로 방앗간에 내려앉은 참새들이 부리와 꼬리로 춤을 춘다. 그 아늑한 툇마루를 생각해 본다.

 

 
툇마루의 추억이 떠오른 것은 새삼스럽다. 6.25때 나는 고향에서 중학교에 다녔다. 귀가 길에 아랫동네에 있는 큰댁 사랑채 툇마루에 앉아계시던 할머니 생각이 난다. 학교 간 손자가 지나갈 때 쯤이면 툇마루에 나와계셨다. 나는 할머니를 부르고 손을 흔들었고 모시옷을 차려 입은 할머니도 손짓으로 화답하시었다. 툇마루의 그 할머니가 그립다.

 

 
80년대 어느 해 여름, 김동수와 길동무하여 영주 부석사 소수서원, 안동의 도산서원을 답사하고 하회마을에 갔다. 마을의 옛 집들을 둘러보다가 한옥집 식당에서 백숙을 시켜먹었다. 식후에 대청마루에서 낮잠을 잤다. 뒷문을 열어놓으니 시원한 대청 바람이 솔솔 분다. 그 대청바람의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


 
추석이 지나고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기 시작한 가을밤, 아산시 외암리 민속마을 옛 건재대감 고택에 서울과 각지에서 고문예회원과 손님들이 모여들었다. 이 날 건재장(健齋莊) 사랑채 툇마루에서 아산 시장과 김찬경 회장의 주선으로 전통음악 공연이 열렸다. 고즈넉한 고택의 정원수 사이사이에 의자를 놓고 심청전의 심 봉사 눈뜨는 대목의 창과 가야금 연주가 고요한 가을밤을 수놓았다. 높다란 마루에서 연기자들은 흥을 돋우고 객들은 큰 박수로 화답하였다


 
내가 툇마루를 들먹이는 속셈은 마루에 있다. 마루는 첫째, 한옥의 대청마루, 툇마루, 누마루 등 생활공간의 구조를 의미한다. 둘째, 등성이를 이룬 지붕이나 산이나 언덕의 꼭대기다. 산마루, 언덕마루, 지붕마루로 쓰인다. 셋째, 물결의 가장 높은 부분, 풍낭의 마루는 뾰족하고 너울의 마루는 둥그스름하다. 끝으로 마루는 일이 한창인 고비를 말한다. 마루 넘은 수레 내려가기란 말이 있다. 일의 진행이나 형세의 변화 따위가 매우 빠르거나 걷잡을 수 없는 형세임을 이르는 말이다.


 
어느 의미던 간에 마루는 위라든가 최고라든가를 의미한다. 나의 70넘어온 삶에서 나는 인생의 마루를 지났는가. 지금이 마루인가 아직 마루가 아닌가. 욕심이겠지. 나는 마루에 대하여 깊은 상념에 잠기곤 한다.
 

 근래 만나는 사람마다
건강하시죠? 연세보다 훨씬 젊어 보이십니다.라고 인사한다. 상대방은 좋은 의미의 인사말이어서 듣기는 좋지만 이제 나이가 드니까 나의 건강을 묻는가 싶어서 스스로 나의 건강을 생각해본다. 종합병원의 건강진단에서도 큰 병을 찾아내지 못하고 50년을 회사에 출근하던대로 출퇴근하고 모임에도 빠지지 않고 외국에도 나돌아 다니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니 행복하다. 하지만 이젠 체력도 시력도 청력도 기억력도 떨어지고 행동도 둔해졌다. 혈압약과 건강보조제도 챙겨야 하고 흰머리는 염색으로 커버하지만 주말에 면도를 거르면 턱수염도 희끗하고 등어리도 꾸부정해졌다. 나이보다 얼굴이 십년은 젊다고 하는 것은 규칙적으로 활동을 하고 화장품회사를 경영하는 덕택으로 좋은 화장품으로 자기관리를 하기 때문일게다


 
2000년 초만해도 회사의 매출이 우리나라 300대 기업에 들고 이익이 200대 기업에 들었다. 참여정부에서 여러 가지 정책을 폈지만 소비경제는 침체에 빠지고 화장품업계에 새로 참여자가 늘어 경쟁이 심해지니 실적이 전만 못하다. 그 때가 마루였던가 싶어도 새로운 마루를 만들고저 경영에 참견하고 있다.



 오랫동안 월급 털어 전통문화유물과 그림, 글씨, 조각들을 수천 점 모아 화장박물관과 미술관을 개설하여 문화적, 사회적 공헌을 하고 있으니 이것이 마루 같기도 한데 계속해서 화랑과 옥션과 전시장을 드나들고 있으니 아직 마루는 아닌 것도 같다.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20년이 훨씬 넘었고 그 동안 수필집도 몇 권 냈고 몇 군데 문학상도 받았으니 마루라고 생각되지만 지금도 간간이 글을 쓰고 있으니 지금이 마루인가 아닌가.

 

 
동창회를 비롯하여 여러 사회단체의 책임도 맡아왔지만 다 내놓고 하나 남은 모교의 장학재단 이사장도 금년 말이 임기이니 벗어야 한다. 남은 것은 회사의 직책뿐이다.


 
지난 여름 북경 다싼쓰 갤러리에서 명조양(明朝陽)의 유화를 만났다. 나는 이 그림 앞에서 오래 서 있었다. 짐을 멘 사나이가 힘겹게 오르는 마루 너머에 태양이 찬란하게 비치는 작품에 감동하였다. 


 
기업가정신(企業家精神), 정도경영(正道經營), 청부낙업(淸富樂業),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명품주의(名品主義), 정병주의(精兵主義), 고객주의(顧客主義)를 부르짖으며 행복을 나누는 코리아나 20년 마루 너머엔 찬란한 햇빛이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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