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10-11 13:36
소통하라, 그리하면 열릴 것이니… -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 -
 글쓴이 : 홍보팀
조회 : 4,765  

소통하라, 그리하면 열릴 것이니…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

 

“내년이면 웅진그룹의 모회사인 웅진출판이 창립된 지 30주년이 된다. 창업자인 윤석금 회장이 처음 출판사를 만들 때만 해도 직원이 7명밖에 없었다. 사실 출판이라는 것이 결국 좋은 책을 만드는 일이 아닌가. 윤 회장은 좋은 책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좋은 인재를 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봤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인재를 구하려고 해도 조그만 신생 회사에 스스로 들어오려는 사람은 없었다. 고민하던 윤 회장은 역발상 끝에 ‘서울대에서 데모를 하다가 잘린 사람들’을 과감하게 선발했다. 그리고 마침내 열정적이고 상상력이 넘치던 청년들이 편집실에 들어와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웅진출판은 출판업계의 기린아로 성장할 수 있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와 무한한 상상력이 윤 회장의 장점이다.”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장점과 관련된 사연을 소개해 달라는 한 청중의 질문을 받고 답변했던 내용이다. 삼성전자에서 24년 동안 근무하다 웅진그룹으로 스카우트된 홍 사장은 윤 회장의 경영철학인 ‘또또사랑’도 인상 깊게 다가왔다고 평가했다. ‘또또사랑’은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또또 사랑하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투명경영과 정도경영도 빼놓을 수 없다. 웅진코웨이에 처음 와서 점검해 봤더니 협력업체가 약 140개나 되었다. 대다수 기업의 관행처럼 창업자의 친인척이나 공무원이 협력업체를 소유하고 있다면 원가를 절감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윤 회장의 첫 말씀이 ‘협력업체에 사돈의 팔촌도 없으니 소신껏 경영하라’는 것이었다. 협력업체와의 계약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업체의 납품 원가만 유독 40%나 비싸다는 것을 파악했다.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할 것을 요구했더니 그 업체 대표가 윤 회장과 먼 친척이 된다고 강조하면서 반발했다. 몇 차례 설득했지만 막무가내로 나와서 일주일 만에 계약 관계를 정리했다. 그랬더니 회장실에서 곧바로 전화가 왔다. ‘정리했다며? 잘 했어!’ 그 두 마디가 전부였다.”

홍 사장은 이런 기업문화의 기초 위에 몇 가지 경영혁신의 기둥을 세웠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경영기법을 통해서 60일치(690억원)에 이르던 완제품 재고량을 선진국 기업 수준인 15일치(530억원)로 줄인 것도 그런 성과 중의 하나였다. 덩달아서 취임 첫 해인 2006년 1/4분기에 7.7%였던 영업이익률도 2008년 같은 기간에 14.5%로 껑충 뛰어올랐다.

“웅진코웨이는 생활환경 가전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정수기가 57.1%, 비데가 47.8%, 공기청정기가 40.5%에 이른다. 특히 비데는 경쟁사보다 2년이나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1위로 뛰어올랐다. 외환위기가 끝나고 1998년부터 윤석금 회장이 아이디어를 내면서 시작한 렌탈(Rental) 사업이 결정적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시장 포화와 저가 제품의 난립으로 성장률이 둔화됐다. 우리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찰과 고민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440만명의 살아 있는 고객과 1~2개월마다 고객을 정기 방문하는 1만2천명의 코디는 웅진코웨이의 핵심역량이었다. 나와 경영진은 이러한 핵심역량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잠재성에 주목했다.”

웅진코웨이의 비즈니스 역량은 어디까지인가? 과연 잠재된 능력을 120% 발휘하고 있는가? 내부적으로 고민과 성찰이 계속됐다. 그런가 하면 외부에서의 러브콜도 끊이지 않았다. 웅진코웨이의 코디를 통해서 440만 고객과 1:1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인지가 그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사실 1만2천 코디의 고객 네트워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강력하다.

“주부 출신 코디 중에 심성이 착하고 성실한 분이 있었다. 그 분이 2년 전에 점검을 위해 한 고객의 자택을 방문했는데, 고객이 말을 할 수 없는 장애를 가진 벙어리였다. 코디는 정기 방문을 하다 보니 그 고객과 차츰 정이 들었고, 정해진 것 이외의 일도 도와주게 되었다. 그리고 나중에는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수화(手話)까지 배웠다. 본사에서는 2년 동안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그 고객이 편지를 보내면서 알게 됐다. ‘언어장애 때문에 밖에 나가는 것을 꺼렸고, 그래서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 왔다. 하지만 지금은 웅진코웨이 코디가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살고 있다. 나에게 이런 소통의 천사를 보내줘서 고맙다’는 취지의 편지였다. 서비스가 휴머니즘으로 승화된 사례였다.”

홍 사장은 지난 6일 열린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이 코디에게 특별상을 시상했다. 당연히 타 기업이 이런 코디를 판매인으로 활용하는 공동사업을 제안해 왔다. 그러나 홍 사장은 핵심역량의 잘못된 활용은 렌탈 비즈니스의 본질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는 역발상의 차원에서 나온 것이 바로 페이프리(Payfree) 구상이었다.

“우리 회사의 보물인 코디를 타 기업의 물건을 파는 판매인으로 활용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팔지 말고 그냥 주는 방법은 없을까? 깊은 고민 끝에 코디로 하여금 고객에게 상품 구입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받을 혜택만 제안하고 설명하도록 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고객에게 100% 이익을 돌려주는 페이프리 서비스는 이렇게 기획됐다. 실제로 이 구상은 고객, 코디, 회사, 제휴사 모드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환카드의 사례를 보자. 외환카드는 신규로 카드 한 장을 만드는데 5~8만원의 마케팅 비용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코디-고객 1:1 채널을 가동하자 비용이 3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동시에 우리는 여기서 나온 이익을 단 1원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고객에게 돌려드렸다.”

우선 제휴사 입장에서 보자면 성과는 높아진 반면에 비용은 절반으로 줄었다. 실제로 작년 11월 외환은행 신규 카드의 절반은 웅진코웨이 작품이었다고 한다. 웅진코웨이 제품을 사용하던 고객도 앉아서 그냥 이익을 취할 수 있었다. 당장 렌탈 비용의 상당 부분이 페이프리로 해결됐다. 그렇다면 한 푼도 챙기지 못하는 코디와 회사에겐 무엇이 이익이 될까?

“우선 코디는 고객을 잘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고객의 이탈을 막고 유지시켜야 더 많은 급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고객이 페이프리를 통해 더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다면 이탈할 가능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익을 얻은 고객은 새로운 고객을 소개하거나 자신이 새로운 제품을 추가 구매할 수도 있다. 그러니 코디로서는 큰 이익이 될 수밖에 없다. 회사에게도 큰 이익이다. 한 푼도 들이지 않고 고객에게 이익을 준다면 당연히 제품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만약 회사에서 440만 고객에게 1만원씩만 준다고 해도 그 비용은 440억원이나 된다. 고객 입장에서 1만원은 큰 액수가 아니지만 회사에서 440억원은 엄청난 규모이다. 자체적으로 충당하려면 당장 회사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페이프리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고객의 충성도가 높아졌다는 것이 홍 사장의 설명이다. 페이프리카드를 발행하고 나서 확인해본 결과, 고객의 이탈률이 이전보다 3분의 1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보더라도 페이프리는 말 그대로 ‘수지맞는 장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이것을 아무 회사나 채택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동통신사의 휴대폰을 사용하면 영수증이 배달된다. 거기에 보면 가끔 KFC의 9900원짜리 치킨세트를 6900원에 할인해 준다는 쿠폰이 끼어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 보통 회신율이 0.8%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100만장 보내면 8천장 정도 돌아온다는 것이다. 우리가 작년에 실험 차원에서 KFC와 손잡고 구폰 200만장을 발송한 적이 있는데 회신율이 무려 16%나 되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숫자의 고객들이 쿠폰을 가지고 와서 할인을 요청하자 당황한 KFC가 제휴 중단을 요청했을 정도였다. 당시 우리는 대면 접촉의 파워가 얼마나 강력한지 피부로 실감했다. 고객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영수증에 끼워서 보내는 것과 코디가 직접 방문해서 고객과 소통하며 자상하게 설명하는 것은 천양지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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