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10-11 14:45
멋진 헤어지는 연습 - 가재산 대표님 -
 글쓴이 : 홍보팀
조회 : 4,209  

멋진 헤어지는 연습

가재산 (주)조인스 HR 대표

 

대기업에서 30년 전 입사한 동기생들이 부부 동반으로 송년회에서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입사 때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동기생들은 205명중 겨우 4명에 지나지 않았고 같이 몸담았던 조직에서 뿔뿔이 헤어져 만난 모습들은 아주 다양했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 직장을 옮겨 임원으로 근무하는 사람, 무소속이 훨씬 더 많은 모임이었다. 외모를 보니 아랫배는 나오고, 머리숱이 숭숭 빠진 모습, 백발이 성성한 머리들을 하고 있었다. 앞만 보고 거칠게 달려만 왔던 계급장이요 자화상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저녁 식사를 끝내고 돌아가며 자기 근황을 얘기하는 순서가 되었다. 자기는 팔불출이라 자칭하면서 와이프 자랑하는 친구, 자식, 손자 자랑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이제 힘든 여정을 걸어왔으니 잠시 쉬기도 하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에 관한 관심이나 취미들이 공통의 화제 거리였다.

 

마지막으로 전자계열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다 약 10년 전 그만둔 친구에게 차례가 왔다. 머리숱이 거의 없고 평소 말이 없었던 L친구가 마이크를 잡자 “서울시에서 가장 친절한 택시기사, 나는 행복한 사내입니다.”라고 입을 열면서 5개월 전부터 택시기사로 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순간 동기들 사이에서 "오우~~"하는 동정인지 감탄인지 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루 12시간 일을 하고 104,000원을 사납금으로 입금해야 하는데 다 입금하고 나면 월급이 100여 만 원이 나오지만, 모자라면 월급에서 그 금액만큼 공제하고 나온단다. 그런데, 자신은 택시 운전을 하다 보니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누구나 기피한다는 3D(Dirty, Difficulty, Dangerous) 라는 것이 있는데 택시기사를 하면서 뉴 3D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택시기사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니 당연한 이야기겠다 싶었는데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였다.   

첫번째 Delight! 회사 다닐 때는 상사(때로는 부하)의 눈치도 보아야 하고, 스트레스가 여러 가지로 많았는데 택시 운전하다 보니 그런 신경 쓸게 없어지더라는 것이다. 그 대신 손님을 발견하면 매우 기쁨이 다가 온다는 것이다. 손님도 마찬가지 택시를 타면 "어디 있다 이제야 나타났느냐, 20분이나 택시 못 잡고 있었다."고... 그러면 자기도 대꾸를 한다. "어디 있다 이제 나타나셨소. 난 손님이 없어 30분을 헤맸는데....”

두번째 Dynamic! 회사 나닐 적에는 한 사무실에 매일 출근하여 같은 자리에서 일하다, 회의하고, 거기서 뱅뱅 돌았는데... 30년 동안 못가 보던 청와대, 국회의사당을 비롯하여 서울과 근교 이 곳 저 곳을 다 가볼 수도 있는데다가, 어린애부터 걷지도 못하는 노인들까지 만날 수 있고 온갖 세상살이 다 들어 볼 수 있는 아주 역동적인 일이라는 것도 발견했고... 

셋째 Developing! 회사 다닐 적에는 행여 자기계발을 하려면 업무 시간보다 더 일찍 출근하여 학원 등록하고 시작하더라도 작심3일도 많았는데 요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테이프를 틀어놓고,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공부 할 수 있다는 거죠. (요즘은 일본 손님, 중국손님도 가끔 타는데 대충 의사소통은 하고 있다고 한다.) 또 그렇게 듣다가 젊은 손님이라도 타면, 젊은 친구들이 감탄을 하면서 자기도 반성을 하고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하겠노라고... 우쭐하고 좋은 기분도 덤이지만, Self-Developing도 되고, 남을 Development하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노라고...때로는 좋아하는 음악도 한없이 들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날 모두 차례가 끝나고 노래 몇 곡을 부르고 헤어졌는데, 그날의 장원은 단연 그 친구였다. 참으로 대단한 변신이요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하는 모습이다. 큰 것만이 좋고, 체면을 따지고 남의 이목을 중요시했던 우리들의 커리어 속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이 친구가 바로 6개월 전 입사 30주년 부부동반 모임에서 마이크를 잡더니 난데없이 조 병화 시인의 “헤어지는 연습을 하면서 사세.”라는 시한수를 외워 대박을 터트린 친구였다.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사세, 떠나는 연습을 하며 사세

서로 다하지 못하고 시간이 되려니 인생이 그러하거늘

세상에 와서 알아야 할 일은 '떠나는 일'일세 (중략)

실로 스스로의 쓸쓸한 투쟁이었으며, 스스로의 쓸쓸한 노래이었으나

작별을 하는 절차를 배우며 사세, 작별을 하는 방법을 배우며 사세

작별을 하는 말을 배우며 사세(중략)

 

처음에는 다들 무슨 뜻인가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 친구의 말은 이제 대기업의 화려함, 생각, 습관을 빨리 버리고 마음을 비워, 닥아 오는 낯선 변화를 의연하게 받아들이자는 이야기였다. 그는 이시의 내용대로 그동안의 생각이나 행동과 완전히 이별하고 다른 세상과 결혼을 한 것이다.

 

요즘 라이프 커리어 카운슬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신의 라이프를 스스로 디자인하고 주기별로 변경해가면서 지속적으로 자신을 육성해나가는 길, 즉 생애육자(生涯育自)정신이 필요하다. 충실한 라이프 커리어는 일, 여가, 학습, 그리고 사랑이라고 한다. 이속에는 나다움(Identity)이 있어 남들의 이목이나 비교대상이 아닌 자신의 강점을 살리고 자신만의 독창적 커리어를 살려가야만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은퇴하면 ‘끝장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데 서양 사람들은 ‘새로운 시작이다.’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은퇴라는 영어 단어를 보면 Retire인데 이를 풀어쓰면 Re+tire, 즉 ‘타이어를 갈아 낀다.’라는 의미가 된다.

하산은 등산만큼이나 힘들다. 하산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실제로 산에서의 사고와 조난은 등산중 보다 하산 시에 많다. 빠른 속도로 하산할 경우 곧잘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균형을 잃어 추락하기도 쉽다. 하산이란 그저 산을 내려오는 것으로 절대 마침표로 끝나지 않는다. 더 가파르고 힘든 다른 산의 정복을 위해 하산 후에 끊임없이 체력을 보강하고 고된 훈련을 거듭하여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갖게 된다.

 

우리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잘나갈 때만을 보고 앞만 보고 무조건 달리기만 하다가 갑자기 퇴직을 하거나 중도하차할 경우 낭떠러지 같은 커리어 단절((Career shock)을 맞이하는 불행을 겪게 된다. 지금부터라도 하산하는 기술을 연마하여 퇴직이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만들고 출발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준비해야만 한다. 하산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기약하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인생에 은퇴는 없다 시작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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