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10-11 16:49
뽀르르야! 잘 지내고 있지? - 장영주 서양화가님 -
 글쓴이 : 홍보팀
조회 : 5,955  

뽀르르야! 잘 지내고 있지?

장영주 서양화가

 

1. “파--드득. 푸-드득 도와주세요”

어느 날 간절히 도움을 청하는 소리에 계단실로 가 보니 피를 철철 흘리며 문틈에 끼어 있는 새 한 마리가 있었다. 꺼내어 주고, 약도 발라 주었지만, 너무 많이 피를 흘렸다.

딸에게 같이 도와주자고 건의해 보았지만, 바쁘다고, 옆집 막내에게 도움을 청 했다.

“지수야! 아줌마가 이 새를 구해 주었는데, 피를 많이 흘려서 어렵지만, 너랑 나랑 사랑을 많이 주고, 관심가지고 보살펴 주면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 같이 도와줄래?”

“네, 아줌마”

2. 그 날부터 지수와 나의 생명 프로젝트는 시작 되었다. 지수는 다친 새에게 “오늘은 어떻니? 좀 괜찮니?” 하고 물어 보고, 쌀도 주고, 물도 주고, 새를 위해 노래도 불러 주었다. ‘아침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사랑을 듬뿍 받은 새는 점점 눈빛이 생기를 찾기 시작했다.

“아줌마, 오늘은 새가 쌀도 먹었어요. 물도 먹구요.”

지수의 눈도 반짝 거렸다.

3. 그런데, 어느 날 집으로 가려는데, 지수가 길가에서 울고 있었다.

“지수야! 왜 그러니. 무슨 일이 있니?”

“네, 아줌마 그 새 아파트 사람들이 신고해서 경비 아저씨가 던져 버렸어요. 흐 -흑”

이런 살벌한 사람 들 같으니라고. 그 날부터 지수는 해맑은 웃음은 볼 수 없고, 세상의 온갖 걱정을 다 짊어진 모습으로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다녔다. 옆집 지수 엄마도 “저 화가 선생이 괜히 우리 아이에게 쓸데없는 일에 관심을 갖게 해 가지고...” 그런 표정으로 보았다.

4. 난, 기도를 했다.

“하나님, 그 새 건강하게 해주시고, 우리에게 다시 찾아오게 해주세요.”

어느 날, 새벽기도를 다녀와서 복도에 두어둔 나뭇잎을 닦고 있는데, 새 한 마리가 물을 맞아 가며 계속 옆에 앉아 있다.

“어, 이상한 녀석이네. 물을 맞아 가며 계속 있네.”

“너 혹시 그 뽀르르 아니니?”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다친 바로 그 새였다. 좀 이른 아침 이었지만, 난 지수 집을 마구 두드렸다.

“지수야 나와 봐. 새가 살아 왔다.”

지수네 식구들은 잠옷 바람으로 모두 뛰어 나왔다.

“어머 너 살았구나. 내가 얼마나 걱정 했다고”

“뽀-르르”

“너 머리가 좋구나.”

“뽀-르-르 뽀-르-르. 꾸 꾸”

우린, 각 각의 언어로 반가움을 표시했다.

5. 건강을 회복한 뽀르르는 매일 찾아 왔다. 아파트 현관에서 노래를 부른다. 아마 오랜 시간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초인종 누르는 것은 모르는 듯......

해피를 소개 해 주었다.

“해피야. 아줌마의 새 친구거든. 현관에 와서 나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라.”

해피는 뽀르르가 오면 나에게 알려 주고, 내가 예뻐해 주는 모습을 성숙한 자세로 보고 있다.

“얘, 뽀-르르야. 너 다쳤을 때 여자 친구도 있던데, 네가 다리 다쳤다고 네 여자친구 떠났니? 다음엔 네 여자 친구도 데려와라.”

다음날 뽀-르-르는 여자 친구와 같이 왔다. 그의 여자 친구는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해서 내 근처에 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뽀-르르 곁에 있어주는 녀석이 예뻤다.

6. 지수도 명랑해지고, 얼굴에 예전의 미소가 돌아 왔다. 어느 날, 지수 엄마가 “우리 지수가 꽃씨도 심어서 물도 주고 잘 자라라, 이야기도 하곤 하더니 싹이 예쁘게 났어요. 그리고 수의학과를 가겠대요. 언니 같지 않아 걱정을 했는데 공부도 열심히 하기 시작 했어요.”

아마 지수는 수의학과 가기도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을 미리 터득 한 것 같다.

“그런데, 어쩌나. 이사를 가야 하는데, 뽀-르르에게 어떻게 알려야 하나? 이 메일을 보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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