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10-11 17:34
부품산업 힘들지만 결국 경영자의 몫이다. - 박춘봉 회장님 -
 글쓴이 : 홍보팀
조회 : 4,818  

부품산업 힘들지만 결국 경영자의 몫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노력)이 부품산업 꽃피운다)

박춘봉 부원광학(주) 회장

 

회사가 중국에 진출한지 10년이 다 되어간다.

부품산업 늘 어렵지만 중국이 부상하고부터는 더 어려워져 가고 있다. 국내의 조립업체가 부품의 견적단가를 중국의 견적단가에 맞추도록 요구해 오기 때문이다. 조립업체가 중국부품 업체의 단가에 맞추기를 권유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면서 더 심해졌다. 지금까지 잘해 오던 부품 납품업체를 얼만가의 가격 차이를 이유로 발주처를 중국 쪽으로 바꿔 버리는 경우에는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런 때에는 정말 울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최근 청와대에서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고 개선방안을 찾고 있지만 그 효과를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조선일보 박종세 뉴욕특파원의 글이 부품산업의 어려움을 잘 표현해 주고 있어서 옮겨본다. “지금 트위터에는 미국의 애플과 국내 대기업에 동시에 납품을 해본 중소기업 직원의 블로그가 회자되고 있다. 애플에선 6개월치 단위로 구매예정 수량을 미리 통보하고, 설비 신규투자가 필요하면 투자비를 고려해 합리적으로 단가를 올려도 승인해준다고 한다. 이 직원은 ‘하지만 국내 대기업과 거래를 해 보니 천국에서 지옥으로 온 기분이였다’고 고백했다. 시도 때도 없이 휴대폰은 울리고 마음속에서 '안 하고 말지'라는 생각이 항상 자리 잡고 있었는데 그런 생각이 씨가 되었는지 ‘어느 날 갑자기 수억 원어치의 재고를 남겨두고 18개월간의 지옥체험은 종료되었다‘고 했다. 이 말은 어느 날 갑자기 일거리가 없어졌다는 이야기이다. 대기업의 횡포와 중소기업의 서러움을 단지 밥벌이의 애환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갉아먹고 미래를 가로막는 문제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국가 경쟁력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부품산업의 육성은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관심을 갖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조립업체인 대기업 사람들이 계열 부품산업을 자기네 조립공정과 더불어 함께 육성해야 한다는 소명의식 같은 것이 없으면 안 될 일이다. 일본의 대기업들은 계열 부품회사를 긴 눈으로 보고 육성 지원 하면서 함께 간다고 하지 않는가. 대기업과 부품회사들이 공동운명체라는 의식을 갖고 상생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견적단가의 차이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우리나라의 풍토에서는 그런 배려가 안보여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특히 광학 렌즈 연마분야의 실태를 보면 규모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 대만이나 중국의 동종업계에 비해서 현저히 열악한 실정을 보면 놀란다. 이와 같은 현상은 조립업체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경영자가 원인 제공을 했다고 생각하고 함께 책임을 느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2000년대 이후 중소기업 경영을 힘들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이 있다. 국내 인력이 희망하는 임금으로서는 점점 채산성을 맞추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국내 근로자들이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3D업종을 기피하고 주부들은 차츰 서비스 산업 쪽으로 몰리고 젊은 사람들은 힘든 제조현장을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문 닫는 중소기업이 많이 생기고 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하는 열풍도 거세게 불어 왔다. 자연스럽게 많은 중소기업 사장들이 중국시찰 여행을 자주 하게 되었다. 나 역시 그 열풍에 편승해서 중국 출장 빈도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 시기의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외자기업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힘을 기울이던 시기였다. 그래서 외자기업의 대표가 받는 대우는 정말로 특별한 것이 있었다. 공장등록을 하려면 여러 까다로운 절차가 있다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시기의 중국 지방정부에서는 외자기업이 별 노력 하지 않아도 모든 행정절차를 대행해 주었다. 설비나 원부자재의 통관도 별 문제없이 진행되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 곳 지방 정부 관리들이 외자기업에 베푸는 환대는 대단한 것이었다.

 

내가 현재 진출해 있는 산동성 영성시에 시찰차 처음 방문했을 때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첫날 그쪽 지방정부(鎭)의 당서기가 나를 좋은 호텔로 안내를 하면서 “아침에 몇 시쯤 일어나느냐?”고 묻기에 별 생각 없이 “나는 새벽 산책을 즐기기 때문에 네다섯 시에는 일어나서 산책을 한다.” 고 했다.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네 시 반쯤 일어나서 산책을 하기 위해 나서는데 호텔 로비에 어제저녁에 만났던 그쪽 지방의 당서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함께 산책을 하기 위해서 운동복 차림으로 따라 나섰다. 공무원이 자기소임을 다 하기 위해 새벽 네 시부터 전혀 통상적인 업무가 아닌 외자기업체 대표와 아침운동을 함께 하기 위해서 호텔로 온 정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사람이 움직이려면 자동차 운전수에 통역관까지 따라 붙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젊은 공직자의 서비스 자세를 보면서 역시 중국이 발전할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놀라운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이들이 만찬장에서 보여주는 접대문화는 특이하고 눈여겨 볼 대목이다. 라운드 테이블의 중앙에 접대하는 주인이 앉고 그 좌우측에 초대받은 고객을 앉게 한다. 주인의 정면에 초대한 그쪽 의 차석이 앉고 그 좌우에는 초청받은 고객을 앉게 한다. 주인이나 정면의 차석 앞에는 개인용이 아닌 접대용 젓가락이 있어서 이것으로 양쪽에 앉은 손님에게 음식을 떠서 권한다. 술을 마시면서는 초대한 사람이 아주 잘 다듬어진 덕담을 하고는 고객 측 대표의 덕담을 유도한다. 이어서 맞은편의 차석이 권주를 하면서 그 좌우에 앉은 고객의 덕담을 유도한다. 이 덕담은 처음부터 끝까지 초대한 주인의 주도에 의하여 좌석의 만찬이 끝 날 때까지 진행된다. 회식 자리에서 사람들끼리 중구난방으로 이야기를 하는 우리의 회식 자리와는 전혀 다르다. 주인의 주도 하에 질서 정연하게 진행되는 만찬장의 분위기를 보면서 이런 회식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은 만찬장의 격식과 문화는 만주족이 건국한 청나라 때 강희제가 한족을 접대했던 격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오늘날 중국 지도부가 벤치마킹하려는 인물은 진시황도, 한무제도, 칭기즈칸도, 주원장도 아닌, 바로 강희제라는 점에서 접대문화에 더욱 관심이 간다. 강희제는 오늘날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황제다. 1636년에 청나라를 세운 인물은 누르하치였지만, 만주에서 북경에 입성한 후 진정한 강건성세 (康健盛世)를 이룩한 청나라의 실질적인 창업주는 강희제였다. 사실 강건성세란 말은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로 이어지는 청나라의 3대 133년간을 칭하는 말이다, 강희제가 힘들어서 해결해낸 일은 15만 명 남짓한 만주족들이 자신들의 1000배가 넘는 한족들을 복속시키고 리드해 내는 문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강희제는 변방의 소수민족인 만주족이 1억5000만 명이 넘는 한족을 통치해갈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을까? 강희제는 청 왕조가 유지되고 발전하려면 한족의 참여가 필수 불가결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만주족과 한족 사이의 갈등을 씻고 화해와 통합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그래서 강희제는 강희 9년(1670) “만주족과 한족이 함께 향음주례 (鄕飮酒禮)를 거행토록 하라” 고 명하여 만한전석(滿漢全席)이라는 대연회 자리를 마련했다. 요리 비법, 생상, 맛과 향, 건강식이라는 4가지 기준을 적용해 최종 선발된 총 108가지의 만주족의 만식(滿食)과 한족의 한식(漢食)을 한상에 차려놓은 뒤, 등용되지 않은 사대부를 포함한 한족 관리와 만주족 관리들이 함께 식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화합하도록 유도했다. 이 황실의 대 연회는 ‘음식을 통한 국가통합’ 이라는 강희제의 유연한 전략을 잘 보여주는 비장의 카드였다. 사실 아무리 으르렁거리고 질시하는 사이라도 먹고 마시는 자리에서는 서로 너그러워지고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 게 인지상정이다. 강희제의 이 같은 감각 있는 화해와 통합의 노력은 신해혁명 때까지 그 효력을 발휘했다. 단지 누가 누구를 지배한다는 의미를 넘어, 만주족과 한족 모두의 에너지를 뒤섞어 시너지를 끌어낸 셈이다. ‘강희-옹정-건륭’ 3대에 걸친 청나라 황금기는 결국 만한전석이라는 만찬문화를 통해 만주족의 기상과 한족의 문화가 상승 작용을 일으킨 결과였다. 이와 같은 접대문화는 오늘날 중국 사람들이 접하는 모든 고객에게 적용되는 문화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외자기업체의 대표가 중국공장을 방문하면 어김없이 그쪽 지방정부의 당 서기나 행정관서장이 화려한 만찬에 초대 하는 것은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그 만찬장에서는 독한 중국의 고급술을 한 번에 비우게 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곤 한다. 이 사람들의 음주 법은 감당하기가 벅차다. 초대를 해준 주인이 손님들을 향해 어렵게 익힌 한국말로 “우리가 남이가, 건배”라고 외치면서 일일이 잔을 부딪치고 나면 손님은 그 잔을 상 위에 내려놓지 못하고 곧장 들이마셔야 한다. 주인도 잔을 든 채 혹시 누가 반칙을 하나 지켜보고 나서 손님들이 다 잔을 비운 걸 확인하고서야 자기 잔을 비운다. 그래서 그곳 관리들이 자아내는 활기와 정이 철철 넘치는 “짠”하는 분위기에 휩쓸리고 만다. 정이 넘치는 “짠”하는 분위기만은 오래도록 좋은 감정을 남게 한다.

 

이것은 결국 그곳 지방 정부의 젊은 공직자의 외자기업에 대한 열성적인 업무지원 자세로 기억되게 한다. 그래서 나는 그곳 젊은 공직자에게 친근감을 느낀다. 뿐만이 아니고 나는 그곳 근로자의 근로의 질 또한 높게 평가 한다. 교육만 잘 시키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 그들은 아주 잘 훈련되고 관리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는 가공성이 까다로운 시작품(試作品)을 비롯한 다품종 소량은 국내에 있는 본사에서 처리하고 양산품은 중국공장이 가공 하도록 역할분담(役割分擔)을 해서 양쪽 모두 건강한 경쟁력을 갖추어 가고 있다.

 

부품산업의 어려움을 일일이 열거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중국의 부상은 우리에게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를 동반한다고 했다.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정책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거나 조립업체인 대기업이 계열 부품업체를 동반 성장의 대상으로 육성 지원해 주지 않는다고 탓만을 할 일이 아니다. 이런 현상이 하루아침에 고쳐지기는 쉽지 않다. 우리 기업이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기업문화가 성숙해질 때 가능하므로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생각할 일이다. 결국 기업의 생존은 기업 경영자 자신의 몫이다. 산업혁명이후 건강하게 장수 하고 있는 독일, 영국,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강소기업(强小企業)의 모습은 우리에게 매우 좋은 본보기가 된다. 우리도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가고 있고 자랑스러운 강소기업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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