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9-30 10:45
'행운의 사나이' 스티븐 호킹 이야기 - 정지환 감사나눔신문 편집국장
 글쓴이 : 홍보팀
조회 : 6,005  

“당신은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하십니까?”

과학저널리스트 매키보이가 1994년 10월 19일 스티븐 호킹을 인터뷰하면서 던졌던 질문이다. 무례할 정도로 과감한 질문이었지만 호킹은 불쾌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도리어 그는 이렇게 답변했다.

“그렇습니다. 운동신경세포 질환에 걸린 것만 빼면 나는 모든 점에서 아주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심지어 병조차도 그다지 큰 불운은 아닙니다. 주위의 많은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었으니까요. 나는 시련을 극복하고 성공을 거둔 것에 대해 만족합니다.”

전신마비의 불치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던 사람이 자신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심지어 그는 ‘행복’이란 단어까지 사용했다.

“나는 실제로 병에 걸리기 전보다 지금이 더 행복합니다. 축복이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겠지만 그것이 큰 불편을 가져다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나는 운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스티븐 호킹이 처음부터 행운과 행복을 말했던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젊은 과학도 스티븐 호킹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1962년 어느 봄날 오후였다. 호킹은 갑자기 신발 끈을 매는 일이 어렵게 느껴졌다. 그 순간 그는 자기 몸에서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직감했다.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이라는 불치병에 걸렸다는 충격적 진단을 받은 후 호킹은 몇 달 동안 하숙집에서 술에 취한 채 우울증에 빠져 지냈다. 바그너의 음악이 당시 그를 위로한 유일한 친구였다.

유명한 프레드 호일 교수가 지도 교수가 되지 않은 것도 호킹을 더욱 낙심케 했다. 호킹이 옥스퍼드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 케임브리지로 온 것은 사실 호일 교수 밑에서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호킹은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첫째, 현실을 인정했다.

호킹은 약간의 방황 기간을 거친 다음 자신의 신체적 능력이 ALS라는 비극적 질병에 의해 심각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절망적 상황에 빠져 있던 그에게 행운의 사건들이 잇따라 찾아오기 시작했다. 다음은 그의 학문 동료 드렉 포니의 증언이다.

“스티븐은 그에게 닥쳐온 상황을 그대로 순순히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한에 있어서는 그가 그런 상황에서도 어떤 일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로부터 18개월 이내에 그는 하나의 논문을 왕립협회에서 발표했습니다.”

이번에는 당사자의 증언을 직접 들어보자. 호킹은 나중에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밝힌 바 있다.

“그 당시에 내가 꿈꾸던 일은 좀 혼란된 상태에 놓였어요. 내 건강 상태가 진단되기 이전에는 내 생활은 매우 권태로웠어요. 해볼 만한 일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지요. 그러나 퇴원한 직후 나는 마치 처형당할 처지에 놓여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만약 내게 집행유예가 주어졌다면 내가 해볼 만한 일들이 많다는 사실을 갑자기 깨달았어요. 내 질병이 가져다 준 하나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지요.”

그러면서 호킹이 말한 ‘깨달음’은 이런 것이었다.

“때 이른 죽음의 가능성에 당면하게 되면 인간은 인생이 살 값어치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둘째, 좋은 사람을 만났다.

나중에 아내가 된 여자를 만난 것은 호킹의 인생에서 최대의 행운이었다. 건강 진단을 위해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인 1963년 신년 파티에서 만난 제인 와일드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스티븐 호킹의 어머니 이사벨 호킹의 표현처럼 “알맞은 시기에 알맞은 사람을 만났”던 셈이다. 호킹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박사 학위를 끝낼 때까지 살아 있을 가망이 없었기 때문에 연구를 계속하는 데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제인 와일드라는 여성과 약혼을 하면서 상황에 변동이 생겼습니다. 이것은 나에게 살아갈 보람을 주는 동시에 우리가 결혼을 하려면 내가 일자리를 얻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스티븐 호킹과 제인 와일드는 결혼해 로버트, 루시, 티미 등 3남매를 낳았다. 이번에는 자녀가 호킹에게 새로운 창작의 동기를 부여했다. 1982년 딸 루시를 새 학교에 보내는 데 들어갈 적지 않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불후의 명저 ‘시간의 역사’를 쓰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 와중에 피로가 쌓인 호킹은 폐렴에 걸렸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기관(氣管) 절개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것은 그가 말하는 기능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레드 호일이 아니라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는 데니스 사이애머가 지도 교수가 된 것도 전화위복이 되었다. 유명한 호일 교수는 해외에 나가 있는 시간이 많아서 얼굴을 보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사이애머 교수는 항상 연구실에 있었고, 호킹의 연구에 많은 자극과 도움을 주었다.

셋째, 감사할 줄 알았다.

호킹은 ‘시간의 역사’를 발간하면서 맨 앞에 ‘아내 제인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라고 썼다. 머리말의 제목도 아예 ‘감사의 말’이라고 붙였는데, 도움을 준 수많은 사람의 이름을 거명하며 일일이 감사를 표시하고 있다. 아내와 세 자녀, 학문 초기 동료들, 다음 단계 동료와 학생들, 언어 합성기와 휠체어를 제공한 사람들, 출판사 편집인, 조수와 비서, 간호원, 연구비와 의료비를 제공한 여러 재단 관계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심지어 옛날 동료와 썼던, 너무나 전문적이어서 대중들이 읽기에는 아주 고약한 저서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시했다. 호킹은 “그때부터 나는 보다 이해하기 쉽게 쓰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고 고백했다. 짜증이 날 정도로 방대한 양의 수정을 요청한 출판사 편집인과 관련해서도 “그러나 그의 의견이 옳았다. 그가 내 코를 꿰고 다닌 덕택으로 이 책이 더욱 좋아질 수 있었음을 나는 확신한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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