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3-26 16:19
라디오 대담 - 김창송 성원교역 회장
 글쓴이 : 홍보팀
조회 : 3,776  
   라디오 대담[1].hwp (32.0K) [183] DATE : 2012-03-26 16:19:22

방음된 방송실에 들어서니 젊은 아나운서가 우리를 반긴다. 방은 다소 어스름했다. 자리에 앉고 보니 지난 날 한때 아프리카 통상사절단을 인솔하고 다녀왔던 시절 이곳에 부지런히 찾아와 방송했던 추억이 새삼 떠오른다. 드디어 오프닝 시그널 음악이 멈추며 유리문 밖에서 진행자의 사인이 눈에 들어온다. 이 때 젊은 아나운서는 자연스럽게 “1년을 계획할 때는 곡식을 뿌리는 것보다 더 좋은게 없고, 10년을 계획할 때는 나무를 심는 일보다 더 나은게 없고요, 100년을 내다보는 사람은 인재를 키우는데 투자를 하라는 말이 있는데요. 우리 고려인 젊은 인재들을 키우려는 분이 여기 있습니다. ‘최재형 장학회’의 김창송 회장을 모셨어요. 어서 오세요.”

“최재형 장학회는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장학회인가요?”

“네. 러시아 연해주에 거주하는 고려인 대학생 중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하고 동포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기로 약속하면 누구나 수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최재형 선생은 어떤 분인지 소개해 달라고 한다.

“최재형 선생은 독립운동가의 대부라고 한 마디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869년 9월 9일 그가 아홉 살 때 할아버지 손에 이끌리어 두만강을 건너 연해주로 건너갔습니다. 그 후 갖은 고생 끝에 자수성가한 당대에 큰 사업가로서 한인 동포사회를 가난에서 구출한 사회적, 정신적 지도자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안중근 독립운동 후원자로서 일본 주재소도 습격하는 등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으신 애국지사 중 한 분이시기도 합니다. 당시 상해 임시 정부에서는 선생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일본 당국은 이등박문을 살해한 안중근의 배후인물로 선생을 지목하고 체포하여 재판도 없이 총살하였습니다.”

진행자는 “그래서 이 분의 이름을 딴 장학회까지 만들게 되셨군요.” 하면서 이 남다른 일을 하게 된 동기를 물어왔다.

“지난해 연해주 고려인 문화센터 개관 1주년 기념행사에 동료들과 함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좀 떨어진 우스리스크라는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그 때에 그곳에서 선생의 발자취를 두루 돌아보았고 마지막 날은 그의 생전에 살았던 고택도 찾아보게 되었지요.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우람한 석조건물이었습니다. 여기서 안중근 의사와 함께 이등박문 저격모의도 논의한 역사적 유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귀국 후 동행했던 우리 기업인 몇 사람들이 고인의 대륙 영혼을 이어서 장학 사업을 승계해 보려고 입을 모은 것이 그 동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곳에 가서 만난 고려인들에 대한 느낌은 어떠했습니까?”

“한 마디로 가슴 아팠습니다. 우리 일행이 도착한 그 날 오후에 마을 문화회관에서는 추석 명절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치마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은 아낙네들이 분주히 오고가며 가설무대에서는 흥겨운 부채춤과 북을 두드리는 운동복 차림의 젊은이들, 마당 울타리를 가득 메운 구경꾼들을 보노라니 마치 그 옛날 시골 잔치마당 같았습니다. 고기 굽는 어르신네들의 구겨진 넥타이는 보기에도 어설퍼 보였습니다. ‘순서에 따라 다음은 ‘고향이 그리워도’ 노래합창이 있겠습니다.’ 하고 사회자가 소개하자 무대 뒤에서 어머니들이 치마를 쳐올리며 서툰 걸음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박자와 화음은 제 각각이었으나 가사만은 하나 빠짐이 없었습니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 타향에서 우는 몸--- 꿈에 본 내 고향이 마냥 그리워---’ 한 소절, 한 소절 부를 때 마다 우리 일행들도 함께 따라 부르다가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그리운 조국 땅 한 번 밟아보지 못한 한 맺힌 나날을 설움으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이야말로 내 나라와 내 이름, 그리고 내 나라 언어 마져도 송두리째 빼앗겨 살아온 잊혀진 내 동족들이었습니다.”

끝으로 장차 앞으로의 계획까지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고 했다.

“지난 해 6월 30일 국회의사당 헌정회관에서 처음으로 이 장학 사업이 발족되었으니 아직도 준비단계일 뿐입니다. 그 후 현재까지 지난 몇 개월 동안 불과 몇 사람의 학생만을 선발하여 지원하고 있는데 점차 많아 질 것입니다. 미래의 계획은 무엇보다 이 사업을 계기로 젊은 고려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이 지역에만 해도 고려인이 4만여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도 생활이 힘든 가정들이 많이 있습니다. 올해는 아세아 태평양 국제회의 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됩니다. 더욱이 사할린에서부터 블라디보스토크 경우 북한, 한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 사업이 현실로 되면 할 일이 너무 많아집니다. 이렇게 점차 국제교류가 활발해지면 젊은 인력이 필요함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모국을 오가며 배워서 크나 큰 일꾼으로 쓰여진다면 이 일이야 말로 바람직하지 않겠습니까.”

이어서 나는 다음과 같이 말을 맺었다.

“존경하는 청취자 여러분, 단돈 1만원이면 장학회 후원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1~2만원쯤은 별로 큰돈이라 여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땅에서 실의에 빠져 있는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의 빛이 입니다. 조국을 평생 잊지 못할 은혜로 기억될 것입니다. 우리 다함께 벽돌 한 장, 한 장 쌓는 심정으로 낯선 나라에서 오늘도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의 아들, 딸들에게 사랑을 전해드립시다.”

“고려인들의 앞날에 투자를 하고 싶은 분은 오늘 소개한 최재형 장학회와 함께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리시버를 벗으며 “수고하셨습니다.”하며 내미는 아나운서의 손에서는 따듯한 체온이 전해오고 있었다. 어느덧 그도 장학회 회원이 되어 있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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