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9-07 14:59
착각속의 나의 미모-이남옥 서울부부가족치료연구소 소장 / 서울사이버대 교수
 글쓴이 : 홍보팀
조회 : 3,945  

나의 부모님은 두 분 다 미모가 출중하신 분들이다. 아버지는 흰 피부와 날렵하고 오똑한 콧날, 그리고 선한 눈매를 가지신, 남자답기보다는 선비 같은 인상을 주시는 섬세한 외모를 지니셨다. 어머니의 외모는 그런 아버지의 빼어난 외모를 뛰어 넘는다. 옛 영화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을 닮은, 어디 하나 손댈 데 없이 완벽한 외모를 지니셨다. 게다가 따뜻하고 편안한 인상으로 누구나 이야기하면 어머니의 매력에 빠져든다. 시집와서 윗 동서들에게 들은 첫마디는 “에구 동서는 어머니를 닮았으면 예뻤을 텐데..” 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미모의 부부 사이에 첫 자식으로 태어났다. 어머니가 나를 가지셨을 때 주변 사람들은 태어날 아기에 대해 큰 기대를 가졌다. 두 분의 미모를 닮은 어쩌면 두 사람의 장점을 잘 조합한 더 예쁜 아기가 태어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단다. 그러나 막상 내가 태어났을 때 그들은 내 외모에 모두 실망을 했다. 닮긴 닮았는데 조합이 잘못되었는지 부모의 예쁜 모습과는 영 딴판인 못난 아기가 태어난 것이다.

그래서 전해지는 내 어릴 적 이야기가 있다. 아버지가 나를 안고 있으면 사람들이 아버지를 한번 보고 또 아기인 나를 보고는 “에구 아가가 아빠를 닮았으면 예뻤을 텐데 아마 엄마를 닮았나보지요...” 하는 것이었고 어머니가 나를 안고 있으면 역시 “에구 아가가 엄마를 닮았으면 예뻤을 텐데...”라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전해주시는 부모님은 그 뒤에 꼭 이 말씀을 덧붙이셨다. “난 그 사람들 이야기가 이해가 안가더라. 우리 눈엔 이렇게 예쁜데...” 실제로 부모님은 내게 늘 예쁘다고 해주셨다.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이라고.,. 난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속으로 껄껄 웃곤 했다. “으이구, 사랑에 눈이 멀어가지고...” 예쁘지 않은 나를 예쁘게 봐주는 것은 순전히 부모님의 나에 대한 눈먼 사랑임을 어린나이부터 난 훤히 알고 있었다. 난 그렇게 못났으면서도 예쁜 아이였다.

내가 못생겼다는 것을 더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내 뒤로 태어난 남동생들은 정말 예뻤기 때문이다. 동생들은 부모님의 장점이 잘 조합된 외모를 가졌다. 그러나 부모님은 내게도 끊임없이 “우리 예쁜 딸, 미스코리아보다 더 예쁜 딸..” 등의 수식어를 붙여주셨다. 나는 성장 시기 내내 대가족속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늘 내편이었다. 나는 즐겨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시험대에 올리곤 했었다. 내가 어렸을 적엔 달력과 부채 등에 미모의 영화배우 사진이 있는 경우가 많았었다. 그럼 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그 사진 속의 미모의 여자영화배우와 나중에서 누가 더 예쁘냐는 질문을 하곤 했다. 대답은 항상“ 우리 손녀딸이지!” 그들은 나의 시험에 단 한 번도 걸려들지 않았다. 그때마다 난 속으로 껄껄 웃었다. ‘으이구, 사랑에 눈이 먼 분들!’

이제 내 나이가 50이다. 내 주변엔 아직도 나의 미모를 철썩 같이 믿어주는 이가 셋이나 있다. 나의 부모님과 나의 남편! 그때마다 확인하는 것은 내 미모라기보다 그들의 사랑이다. 어찌 보면 내가 그리 예쁘지 않기 때문에 더 이런 사랑의 메시지를 듣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예뻤다면 그건 단지 사실 묘사였을 테니까!

이제 20세가 된 내 딸! 이렇게 예쁠 수가 없다. 아니 처음부터, 태어나는 순간부터 예뻤다. 웃어도 예쁘고, 울어도 예쁘고, 보채도 예쁘고, 심술을 부려도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딸아이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다가 결국 팔불출의 누명을 쓸게 뻔 한데도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말을 토하고 만다. “우리 딸 너무 예쁘지요?” 답은 어째 아리송하다. “하는 짓이 예쁘네요.” 뭔가 아쉬움이 남는 답변이다. 그러나 바로 남편과 아이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찬사를 쏟아낸다. “이렇게 예쁜 아이는 세상에서 처음 본다.” 라고. 눈먼 사랑이 또 나를 즐거운 착각으로 끌고 간다. 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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