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9-07 15:10
교세라에서 동반성장의 전형을 배운다-박춘봉 부원광학(주) 회장
 글쓴이 : 홍보팀
조회 : 4,216  

개인이나 사회가 발전하는데 에는 전기轉機가 있다고 한다. 내게는 세계적인기업인 교세라라는 회사를 만난 것이 대단한 행운이었고 전기였던 것 같다. 앞선 기술을 익히기도 했지만 더 큰 것은 교세라 의 유명한 경영철학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이 수확이었고 그 덕에 회사도 많이 달라졌지만 대표이사인 나도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우리가 거래를 개시한 94년도를 전후한 이시기의 교세라라고 하는 회사의 명성은 대단한 것 이었다. 이 회사의 이나모리 가스오 회장은 우리의 전경련과 같은 일본의 게이단렌經團聯회장이었고 일본의 대학생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회사 No1 이었다. 이 회사가 만드는 세라믹이 있어야 미국NASA가 하는 우주선의 엔진을 만들 수가 있었다고 한다.

교세라는 일본의 교도京都에 있는 세라믹을 주 제품으로 생산하는 교세라의 본사를 말한다. 그런데 우리 회사가 거래한 교세라는 그 계열사인 도쿄東京교외에 있는 교세라 광학(Kycera Opto-K.O.P)을 말한다.

회사가 교세라와 거래를 하게 된 것은 회사에 상당한 기간 동안 기술 지도를 해주던 이시가미다께시石上武라는 일본사람 기술자의 소개에 의해서였다. 이분은 내 나이와 같은 연배의 사람인데 대학에서는 사진공학寫眞工學을 전공하고 유수한 광학회사에서 기술부장, 연구소장, 공장장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이었다. 일본사람 특유의 섬세함이 있고 일에 대한 열성도 대단한 분이어서 현장에서 이런 지도를 해 주는 것을 매우 보람 있어 했다. 마침 정년퇴직을 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이어서 한번에 2~3주간씩 일 년에 서너 차례 모셔 와서 공정관리, 품질관리 광학 설계기술, 등 다양한 지도를 받았다.

이시기가 팩시밀리가 한창 많이 팔리는 시기였는데 교세라에서 팩시밀리 렌즈를 싸게 공급 받을 수 있는 공급선을 찾고 있는 때였는데 마침 우리가 금성사에 팩시밀리 렌즈를 공급하고 있던 시기이여서 이시가미 씨가 우리를 아주 적극적으로 소개를 해 줄 수가 있었다. 내가 교세라를 처음 방문한 것은 94년 초이었다. 첫 미팅 자리에서 이분들이 걱정하는 것이 자기들이 제시하는 가격을 맞출 수 있느냐, 요구하는 품질을 맞출 수 있는 기술이 되느냐, 약속된 납기를 확실히 준수 할 수 있는 책임감이 있느냐, 하는 문제가 대화의 주된 내용이었다. 내가 듣기에는 한국 사람들이 정해진 납기를 지킬 수 있는 책임감이 있느냐 하는 것을 많이 걱정하는 것 같았다.

그 자리에서 나는 내 군 장교 경력을 좀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적어도 장교들이 갖추어야할 덕목 중에서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는 책임 의식만은 투철하다는 점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책임감만은 믿어도 된다고 강변을 했더니 함께 자리했던 사람들의 얼굴에 수긍을 하는 기색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초기 우리 회사의 현장에서는 납기 하나만은 철저히 지키려는 책임의식이 많이 강조 되었고 사실상 잘 지켜 왔다. 더러는 주말도 없이 밤늦도록 해서라도 납기는 지키게 했고 그것이 회사의 문화로 정착이 되었다. 지금도 고객들로부터 고객과의 약속은 잘 지키는 믿을 수 있는 회사로 평가 받고 있고 그것이 회사의 부랜드 이메이지로 만들어진 것 같다.

교세라와 거래를 하면서 처음부터 납기는 잘 지켰지만 여기저기에 품질 문제가 일어났다. 이 사람들이 거래 초기에는 한번에 3천개, 5천개를 보내면 몇 개 수입검사를 해 보고는 3천개, 5천개를 전량을 다 되돌려 보내는 일이 종종 일어났다. 제조업체가 고객으로부터 반품을 받는 일처럼 스트레스 받는 일이 없는 일이다. 몇 차례 큰 덩치로 반품을 받게 되니까 공장장을 비롯한 현장 사람들이 못 견뎌했다. 우리가 일본 일 아니어도 먹고 살 수 있으니 안했으면 좋겠다는 건의가 많이 올라 왔다. 당시 회사의 규모로서는 이런 정도의 반품이면 회사경영에도 견디기 힘든 압박을 주는 수준이었다.

“광학 산업이란 것이 독일이 선두주자였지만 지금은 일본이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는데 일본을 극복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 어려워도 이 고비만은 넘겨야 회사의 미래가 있다“고 사람들을 설득했다.

거래를 시작하고 3년쯤을 지나니까 저들과 신뢰가 쌓이게 되고 차츰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우리 현장 기술자를 데리고 교세라를 방문해서 기술 지도를 받거나 그쪽에서 기술자가 와서 기술 지도를 해 주면서 거래가 차쯤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초기에 인정사정없는 반품의 연속이 회사의 체질을 강하게 만든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신뢰가 쌓이면서 제품 생산과 관련되는 기술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것은 물론이고 제품과 관련되는 정보를 미리 가르쳐줘서 앞날을 대비할 수 있게 하는 등 국내 대기업에서는 보기 힘든 배려가 인상 깊었다. 확실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따뜻하게 지원해 주는 것 같았다. 국내 대기업과 거래를 하면서는 보기 어려운 일이었다.

국내 대기업과 부품납품을 하면서 가장 안타깝고 허탈한 것은 몇 년간을 함께 해 오던 일거리를 미세한 단가 차이 등을 이유로 하루아침에 중국이나 대만 쪽으로 거래처를 돌려버리는 일이 일어날 때이다. 이럴 때 마다 허탈한 생각이 들어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한숨을 쉬곤 한다. 조립업체가 부품업체를 잘 육성해서 동반성장해야 하겠다는 의지가 있느냐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건강한 부품업체를 잘 키워서 함께 가는 것이 조립업체자신의 장기적인 경쟁력확보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부품업체를 함께 가야할 동반자로 보지 않고 목전의 이익만 생각하고 발주처를 옮기는 현상은 단기적이 채산성만을 보고 가는 전문경영인의 한계로 보는 견해가 많이 있다. 적어도 오너社主는 장기적이 눈으로 부품업체를 함께 가려고 생각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것이 조립업체스스로의 장기적인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2000년을 전후한 시기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의 내로다 하는 기업들이 앞 다투어 중국진출바람이 불던 시기가 있었다. 그 즈음에 내가 거래하는 일본의 건실한 중견기업의 회장께서 하신 말씀이 지금까지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다.

“지금 기업들의 중국진출 러시를 보면 5년 10년 뒤가 걱정스럽다. 5년 10년 뒤에는 반드시 후회하는 날이 올 것이다. 중국진출을 주도하고 있는 주역은 전문경영인들인데 그들의 눈에는 기업의 먼 장래는 없고 목전에 있는 임기 내에 달성해야 하는 이익에만 있다. 멀리 10년 20년 앞은 안 보는 거다. 단기간 내에 이익을 만들어내면 된다고 생각한다. 장기전망이나 판단은 그들 전문경영의 몫이 아니고 오너社主의 몫이기 때문이다.”

목전의 이익만을 보고 발주처를 가볍게 돌려버리는 대기업의 행태는 중소기업경영자나 일반국민에게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하는 안타까운 현상을 갖고 온다. 잘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가 이만큼 급속성장을 해서 잘살게 된 것은 대기업의 경쟁력의 덕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우리 모두는 대기업의 공을 인정하고 대기업을 응원해야 마땅하다고 생각 한다. 좀 늦었지만 조립업체인 대기업이 중소부품업체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육성 지원해야하는 것이 숭고한 사명이라고 생각을 바꾸어야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지금 우리 정치권의 화두가 되고 있는 동반성장위원회의 긴 목표는 조립업체가 부품업체에게 지속적으로 일거리를 줘서 경쟁력을 갖도록 배려하고 육성해서 동반성장을 하게 하는 일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동반성장위원회가 지향하는 중점 사업이 대기업이 창출한 이익을 공유하게 하는 쪽으로 맞추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그것은 일거리 다음의 문제이다. 중소기업이라는 것은 지속적으로 조업을 할 수 있는 일거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파트너로서 존중받는 관계의 설정이다.

교세라와 거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앞선 기술이나 문화를 습득하게 되고 사원들의 사기도 높아졌다. 그러면서 업계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되고 회사의 경영실적도 꽤 좋아졌다. 97,98년도에 있었던 외환위기 때에는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교세라에 수출을 할 때 이어서 가파르게 변하는 환차익 덕을 톡톡히 봤다. 그 덕으로 99년도에는 새 사옥(社屋)을 마련해서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2002년도에 중국진출을 할 때에는 일본기업의 자본참여(30%)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

이시기에 KOP에는 사까모도 상무라는 현장 출신의 중역이 있었는데 이분이 내 거래 상대역이었다. 이분은 품질에 문제가 보이면 전화로 “사장은 밥 먹고 무슨 짓을 하기에 이런 것도 물건이라고 보냈냐. 여기 불량품은 반품한다. 당장 대체품을 만들어 보내라”

인정사정없이 강한 어조로 질책을 한다. 이러던 분이 신뢰가 쌓이면서 부터는 우리 기술진에대해 적극적으로 기술 지도를 해 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해 주어서 동반성장의 전형을 보여준 것 같아서 그 온정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있다.

이분이 십여 년 전에 작고를 해서 문상을 갔더니 가족이나 회사관계자 여러분이 이분 생전에 우리 회사와 맺었던 끈끈한 관계 등을 회고 하면서 정말로 고마워했다.

지금은 그 당시 기술 지도를 해 주셨던 이시가미씨도 가시고 안 계신데 개인적으로 허전한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다. 작은 부품업체를 함께 키워가기 위해서 세심한 배려를 해주던 온정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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