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9-07 15:13
(수정)따뜻한 자본주의는 따뜻한 상거래로부터-박춘봉 부원광학(주) 회장
 글쓴이 : 홍보팀
조회 : 3,888  

따뜻한 자본주의가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 갈 대안이라고 한다. 내게는 세계적인기업인 교세라와 가졌던 따뜻한 상거래거래의 기억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앞선 기술을 익히기도 했지만 교세라의 유명한 경영철학을 보고 배울 수 있었던 것이 수확이었다. 그 덕에 회사도 탄탄한 기반을 쌓을 수가 있었고 대표이사인 내게도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시야를 갖게 하지 않았나 싶다.

거래를 하면서 사원들의 사기도 높아지고 자질도 많이 향상이 되었다. 업계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되고 회사의 경영실적도 꽤 좋아졌다. 97,98년도에 있었던 외환위기 때에는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교세라에 수출을 할 때 이어서 가파르게 변하는 환차익 덕을 톡톡히 봤다. 그래서 99년도에는 새 사옥(社屋)을 마련할 수도 있었고 2002년도에 중국진출을 할 때에는 뜻밖의 행운을 만날 수도 있었다. 그것은 교세라와의 거래실적이 좋은 평가를 받아서 일본기업의 자본참여(30%)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회사의 안정적인 오늘이 있는 것은 교세라와의 거래실적이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거래를 개시한 94년도를 전후한 시기의 교세라라는 회사의 명성은 대단한 것 이었다. 이 회사의 이나모리 가스오 회장은 우리의 전경련과 같은 일본의 게이단렌經團聯회장이었고 일본의 대학생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회사 No1 이었다. 최근에는 일본항공(JAL)의 경영이 어려울 때 구원투수로 투입되어서 JAL을 살려낸 이야기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분은 일본의 경영인들이 마쓰시다 고오노스케와 함께 경영의신神으로 받들어 모시는 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교세라와 가졌던 따뜻한 상거래의 추억을 생각하면서 오늘날 경영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따뜻한 자본주의라는 것도 그 기초가 따뜻한 상거래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신념처럼 갖게 되었다.

회사가 교세라와 거래를 하게 된 것은 이삼년 전부터 기술 지도를 받아오던 이시가미다께시石上武라는 일본사람 기술자의 소개에 의해서였다. 나라奈良라는 지명이 우리말에서 연유되었을 것 이라는 이야기에서 고마진자高麗神祠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자기의 고향은 큐슈九州인데 아마 자기 선조는 한반도로부터 도래한 도래인渡來人일 것이라는 등 매우 친한親韓적인 면모를 보여 주는 분이었다. 나와 같은 연배의 사람인데 대학에서는 사진공학寫眞工學을 전공하고 유수한 광학회사에서 기술부장, 연구소장, 공장장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이었다.

일본사람 특유의 섬세함이 있고 일에 대한 열성도 대단한 분이어서 현장에서 이런 지도를 해 주는 것을 매우 보람 있어 했다. 왠지 정이 많이 끌리게 하는 데가 있는 사람이었다. 저녁식사자리에서 약주라도 한잔 하게 되면 일본의 광학산업에 관한 이야기에서부터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해박한 지식이 엿보이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다. 내게는 이 자리가 일본어 공부를 하게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마침 정년퇴직을 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이어서 한번에 2~3주간씩 일 년에 서너 차례 모셔 와서 공정관리, 품질관리 광학 설계기술, 등 다양한 지도를 받았다.

이시기가 팩시밀리가 한창 많이 팔리는 시기였는데 교세라에서 팩시밀리 렌즈를 싸게 공급 받을 수 있는 공급선을 찾고 있는 때였다. 마침 우리가 금성사에 팩시밀리 렌즈를 공급하고 있던 시기이여서 이시가미 씨가 우리를 아주 적극적으로 소개를 해 줄 수가 있었다.

내게는 많이 갈망을 했던 그래서 가슴 설레게 하는 교세라와의 첫 만남이 94년 초에 이루어졌다. 그 자리에서 이분들이 걱정하는 것이 자기들이 요구하는 품질을 맞출 수 있느냐, 약속된 납기를 확실히 준수 할 수 있는 책임감이 있느냐, 하는 문제가 대화의 주된 내용이었다. 내가 듣기에는 한국 사람들이 정해진 납기를 지킬 수 있는 책임감이 있느냐 하는 것을 많이 걱정하는 것 같았다.

나는 내 군 장교 경력을 좀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적어도 장교들이 갖추어야할 덕목 중에서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는 책임 의식만은 투철하다는 점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책임감만은 믿어도 된다고 강변을 했더니 함께 자리했던 사람들의 얼굴에 수긍을 하는 기색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초기 우리 회사의 현장에서는 납기 하나만은 철저히 지키려는 책임의식이 많이 강조 되었고 사실상 잘 지켜 왔다. 더러는 주말도 없이 밤늦도록 해서라도 납기는 지키게 했고 그것이 회사의 문화로 정착이 되었다. 지금도 고객들로부터 고객과의 약속은 잘 지키는 믿을 수 있는 회사로 평가 받고 있고 그것이 회사의 부랜드 이메이지로 만들어진 것 같다.

이 시기에 교세라의 자회사인 교세라광학(KOP)에는 사까모도 상무라는 현장 출신의 중역이 있었는데 이분이 내 거래 상대역이었다. 이분은 품질에 문제가 보이면 전화로  “사장은 밥 먹고 무엇을 하기에 이런 것도 물건이라고 보냈냐. 여기 불량품은 반품한다. 당장 대체품을 만들어 보내라.“ 인정사정없이 강한 어조로 질책을 한다. 그러면 나는 어김없이 저자세가 되어서  “알았습니다. 납기 내에 양품을 만들어서 보내겠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과오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전화내용이 직원들에게 알려지면서 사장이 질책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분위기가 현장을 감싸기 시작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해 낼 수 있는 열의가 현장에 전통처럼 깔리기 시작했다. 이런 현장분위기가 고맙고 이런 것이 기업하는 보람이 아닌가 싶어서 가슴이 뿌듯해 오기도 했다.

이들과 거래를 하면서 처음부터 납기는 잘 지켰지만 거래 초기에는 여기저기 품질에 문제가 일어났다. 이 사람들이 한번에 3천개, 5천개를 보내면 몇 개 수입검사를 해 보고는 전량을 다 되돌려 보내는 일이 종종 일어났다. Fax Lens를 잘 끝내고 Scanner Lens 초도품을 할 때였던 것 같다. 초도품 500개를 납품했는데 불량이란다. 대체품을 3일 이내에 만들어서 보내란다. 철야작업으로 만들어진 대체품을 사장인 내가 나리타(成山)공항까지 갖고 가서 공항에서 그쪽 직원에게 들려 보내고 나는 다음비행기로 갈아타고 온 적도 있다. 그분들에게 민망하고 우리 사원들께 미안하고, 참 사장하기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초기에 인정사정없는 질책과 반품의 연속이 회사의 체질을 강하게 만든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제조업체가 고객으로부터 품질문제로 반품을 받는 일처럼 스트레스 받는 일이 없다. 몇 차례 큰 덩치로 반품을 받게 되니까 공장장을 비롯한 현장 사람들이 못 견뎌했다. 우리가 일본일 아니어도 먹고 살 수 있으니 안했으면 좋겠다는 건의가 많이 올라 왔다. 당시 회사의 규모로서는 이런 정도의 반품이면 회사경영에도 견디기 힘든 압박을 주는 수준이었다.

“광학 산업이란 것이 독일이 선두주자였지만 지금은 일본이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는데 일본을 극복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 어려워도 이 고비만은 넘겨야 회사의 미래가 있다“고 사람들을 독려했다.

초년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던가. 인생만사 시간이 해결한다고 했다. 거래를 시작하고 이삼년을 지나니까 저들과 신뢰가 쌓이게 되고 차츰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게 되었다. 고생한 보람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현장기술자를 데리고 교세라를 방문해서 기술 지도를 받거나 외부인사에게 잘 개방을 아니 하는 현장견학 하기도하기도 했다. 더러는 그쪽에서 기술자가 와서 기술 지도를 해 주기도 하면서 사람들의 자질향상에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우리가 일본을 방문하거나 그분들이 한국에 올 때면 서로가 베푸는 따뜻한 환대가 10년 지기를 만난 것 같은 온기가 느껴지게 하기도 했다.

신뢰가 쌓이면서 기술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것은 물론이고 제품과 관련되는 다양한 정보를 미리 가르쳐줘서 앞날을 대비할 수 있게 해 주기도 했다. 확실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따뜻하게 육성 지원해주는 의지가 보이는 것 같았다.

파트너로서 따뜻하게 감싸주고 존중하는 관계가 만들어졌다. 따뜻한 상거래가 이런 것이고 이것은 곧 따뜻한 자본주의의 바탕이고 동반성장의 전형이고 따뜻한 자본주의가 지향해야할 중요한 기반이 아닌가 싶다. 상거래도 서로를 인정해주는 상호 존중이 바탕이 되는 따뜻한 인정이 흐르는 관계가 만들어질 수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기업간의 상거래라는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따뜻한 상거래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만들어 가야할 매우 중요한 기업문화인 것 같다. 이렇게 온정어린 관계를 만들어 주던 예의 그 사까모도 상무가 십여 년 전에 작고를 했다. 문상을 갔더니 가족이나 회사관계자 여러분과 이분 생전에 우리 회사와 맺었던 끈끈한 관계 등을 긴 시간동안 회고 하면서 하늘나라에서 영민하기를 비는 마음을 빌고 돌아왔다.

지금은 그 당시 기술 지도를 해 주셨던 이시가미씨도 가시고 안 계시다. 허전한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다. 작은 부품업체를 함께 키워가기 위해서 세심한 배려를 해주던 그 온정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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